고려궁지 입구에서 100m쯤에 있는 왕자정 묵밥은 건강에 좋은 메뉴들을 내놓는 집이다. 묵이나 콩으로 만든 기름기 없는 담백한 음식들이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사람들이 꽉 찰 정도로 붐빈다. 도토리묵은 도토리를 직접 갈아서 가마솥에다 그날 사용할 분량의 묵을 직접 쑤어 낸다. 묵밥을 주문하면 길쭉하게 자른 묵과 채 썬 오이, 다진 김치와 김가루, 깨가 얹혀 나오고 주전자에 담긴 멸치 육수가 따로 나온다. 이 묵사발에 시원한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주는데 너무 많이 부어도, 너무 적게 부어도 그 맛이 안 난다. 그다음에 밥을 한 공기 넣어서 비벼 먹는다. 왕자정 묵밥은 쫀득쫀득하고 부드러운 묵과 시원한 육수가 특징이다. 기름기가 약간 도는 묵전은 묵밥에서 맛보지 못한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데 술안주로 인기다. 상 위에 오르는 반찬들도 직접 농사지은 재료를 이용한 것이다. 그날그날 아침에 만들어 고소한 검은콩으로 만든 콩비지찌개도 고소하다.